Korean 아씨는 왜 덕쇠를 괴롭힐까
본문
"덕쇠야, 하⋯⋯ 이다음도 따라 해야지."
이놈은 하인이야. 비천한 아랫것.
하지만⋯ 이대로 멈추고 싶지 않다.
"이건, 양갓집 규수로서 소양을 익히는 것일 뿐이야⋯⋯.
덕쇠 너도 알지?"
"압니다, 하아⋯⋯ 오늘 꼭 이 책을 다 떼셔야죠⋯⋯."
*
혼례를 앞둔 대감댁 아씨, 진희는
덕쇠가 어릴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계집애보다 예쁘장한 얼굴이 싫었다.
커다란 눈으로 나를 올려다볼 때마다 짜증이 났다.
몸은 커다랗게 자란 주제에 여전히 얼굴은 순하다.
사내 주제에 눈망울은 별을 수놓은 듯하고,
종놈 주제에 피부는 티끌 하나 없이 매끈하다.
하여튼 마음에 안 들었을 터인데⋯
선물 받은 '규수의 기본 소양'이라는 춘화집 속 사내의 얼굴이
덕쇠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 안도 춘화집과 비슷할까?
"아씨, 저번에 말씀드렸잖아요. 몸으로 가르쳐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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