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적우
본문
“사람으로 사람을 잊는다는 말 어떻게 생각해?”
무거운 철학이 담긴 물음이
마치 오늘 먹은 아침 메뉴를 묻듯 가볍게 던져졌다.
“너 나랑 사귀어 볼래?”
그다지 알던 사이도 아닌 정이서에게
오랜 짝사랑을 들켜버린 것이
불편하기만 해야 했는데.
“그럼, 너한테만 소중한 그 구질구질한 사랑은 언제 끝낼 수 있는데?”
하지만 쉽사리 몸을 움직일 수 없었던 것은,
아마도 제 마음속에 은밀하게 숨겨진 욕망이
고개를 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제 접어야 한다고. 끝내야 한다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
사람으로 사람을 잊는 게 가능해?”
그래서 자신은 이서를 붙잡았을지 모른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마음을 버리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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