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아내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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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하자고 하면, 결혼할 수 있냐고."
크리스마스이브에 난데없이 들은 말에 심장이 쿵쿵 울렸다.
전무님도 나를 좋아해 왔던 걸까, 싶어서. 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내 옆에 있어 주는 거. 그걸 원해."
"…지금처럼 말인가요?"
"그런 셈이군. 서 비서라면 아내 역할도 충분히 잘해 줄 테니까."
비참하면서도 기뻤다.
빈껍데기지만 그의 옆자리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렇게 사랑 없이 시작한 결혼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달라졌다.
"결혼까지 했는데… 처녀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싶었다.
오랫동안 짝사랑한 남자의 진짜 여자가 될 기회.
"그냥 잠자리 파트너라고 생각하면 되잖아요."
벌어지는 입술 사이에서 부드러운 위스키 향이 짙게 배어 나왔다.
"이제는 중간에 애원해도 소용없어. 나라는 인간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니까."
취기 때문일까. 아니면 숨겨 둔 육욕이 터진 걸까.
어느 것이라고 상관없었다.
몸만이라도 그를 가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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