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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원

나의 해원표지 이미지

"보여줄게요. 내가 남자인지, 동생인지."

*

도망치듯 떠난 고향. 그곳에서 다시 마주한 제하는
여전히 깊고 어두운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너랑은 평생 볼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안 그래?"

제하를 볼 때마다 지독한 과거의 기억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기다렸어요, 매일."

짙은 그의 눈동자에 내 모습이 담기는 순간,
그 눈빛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내가 왜… 이러지. 미쳤나 봐.'

잇새로 흘러오는 제하의 달콤한 숨결과 은밀히 닿는 손은
발가락이 곱아들 정도로 여전히 따뜻했다.

아마도 그래서일 것이다.

몇 번이고 '윤제하만은 안 된다' 머릿속에 되새겨도,
결국 그의 따스한 품에 안기게 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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