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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울어봐, 예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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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튼짓해 줘, 도하야.’


10년 전, 멈칫하는 도하를 붙잡으며 되뇌었던 마지막 부탁.

다경은 그 일이 오늘 같은 상황을 일으킬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도하는 거리를 좁히며 다경의 턱을 잡아 올렸다.


“긴말하기 싫으니까 입 벌려.”


철컥. 버클이 풀리는 소리에 다경은 입술을 초조하게 씹었다.


“너 원래…… 이런 애였니?”

“나 원래 이런 놈 아니었지. 오죽하면 윤다경의 개라는 별명까지 붙었을까.”


희미하게 휘어져 있던 눈꼬리가 일순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근데, 먹고 버려지니까 이렇게 되더라고.”

“…….”

“그러니까 식상한 소린 그만하고 입 벌려, 다경아.”


다경의 입술선을 따라 배회하던 엄지가 불시에 틈을 헤집고 들어왔다.


“10년 만에 박는 네 입안은 얼마나 죽여줄지. 몹시 궁금하거든, 내가.”


*


스무 살이 되던 밤, 하곡에서 홀연히 사라진 윤다경.

그리고 그녀를 찾아 헤맸던 윤다경의 개, 권도하.


열아홉, 서로의 인생에 지독하게 얽혀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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