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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건 더러운 편인데."


*


주민우 목사의 구제 불능 입양 딸이자 반석교회 얼굴마담.

그게 바로 이곳에서의 내 역할이었다.


더러운 흑심을 품은 양오빠와 수틀리면 손을 올리는 양아버지.

그들을 피해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교회 뒤뜰의 버려진 폐건물이었다.

그곳에 낯선자가 침입하기 전까진.


"정, 지혁?"

"정여은."

"여기엔 어떻게…."


정지혁. 아마 조폭으로 보이는 이 남자는

자신과 같은 보육원 출신이었다.


"네가 나 찾았잖아. 그래서 나타나 준건데?"


'과거의 정지혁이라면 날 도와줄 수도 있지 않을까.'


"나가고 싶어요. 이 집에서. 아니, 아버지 밑에서."


지혁이 저를 빤히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근데, 여은아. 맨입으론 안 돼."

"그럼 원하는 게 뭐예요?"


순간, 무심해 보이던 눈빛에 무언가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건 더러운 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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