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가의 버림받은 하녀
“죽여 버릴까? 네 남편.”
***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 하녀, 줄리로 빙의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대공의 아이를 임신하고 버림받아,
길바닥에서 죽는 여주인공의 엄마란다.
불륜도 싫고, 비참하게 죽는 건 더 싫다.
대공만 피하면 평범하게 먹고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단지 정략혼일 뿐이야. 믿어 줘, 줄리.”
십 년을 철벽 쳐도 모자라, 결혼하고서까지 이러신다.
결국 대공비의 허락을 받아 성실한 마구간지기와 결혼했다.
이제야 사망 엔딩에서 벗어나나 싶었건만—
결혼식 날, 나를 찾아온 건 신랑이 아니라 대공이었다.
***
“이거 놔주세요. 남편이 기다리고 있어요.”
“첫날밤도 안 치른 남편인데?”
“결혼식은 올린 남편이라서요.”
다정하기만 하던 남자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놈 때문에 여태껏 날 거부한 거였어?”
잠깐, 나를 버릴 남자 아니었어?
버림받지 않으려고 피했더니, 이젠 놓아주질 않는다.
내가 읽은 소설에, 이 남자의 집착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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